비운지 벌써 2년이나 되버린 어항이 있는데 곧 있으면 군대를 가기도 하고 물고기를 키우려니 너무 할게 많아 여기에 식물을 키워보려고 했다. 단순히 관상용 보다는 직접 먹을 수 있는 식물을 키워보려고 했는데 첫 식물은 난이도가 쉬운 것들로 시작하기로 했다. 2년째 방치되었던 만큼 먼지도 많이 쌓여서 먼저 청소부터 했다.
청소하고 난 뒤 깨끗해진 빈 어항을 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고작 스물한살인 내가 옛날 생각을 한다는 것도 웃긴것 같기도 하다. 내가 맨 처음 물고기를 기르기 시작하고 이 어항을 산 것이 중학교 3학년 때 일이다. 그 당시엔 나름 공부를 잘해 과학고에 진학할 정도의 성적이 되었다. 그런데 중학교 3학년때 물고기에 빠져 기숙학교로 가는 것 보단 통학이 가능한 일반고에 진학해 물고기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 돌이켜보면 후회는 없다.
어항을 청소한뒤 다이소에 가서 배양토와 씨앗들을 사왔다. 3가지 종류의 씨앗을 샀는데 새싹채와 무순은 자라는 속도가 양상추보다 훨씬 빠르다고 난이도도 쉽다고 하여 일단은 무순과 새싹채 먼저 키우기로 했다.
집에 남는 스티로폼 박스를 이용하여 씨앗들을 심어보았다.
씨앗을 다 심고 어항에 넣은 모습은 이러하다. 수초를 키우기 위해 구매했던 조명인데 어차피 풀 키우려고 산 조명이니 채소를 키울때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완성하고보니 예쁜 것 같다. 1일 2회 물을 주고 조명은 0시부터 9시를 제외하곤 항상 켜주었다. 씨앗을 심고 하루 간격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하였는데 이게 성장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점심 먹고 볼때와 저녁먹고 볼때가 확연히 차이가 날정도로 빨랐다.
씨앗을 심고 하루가 지나자 바로 싹이 텄다.
심은지 5일만에 바로 수확해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자랐다. 인터넷에서 보니 일주일 정도가 걸리는 것 같았는데 조명 시간을 길게 설정해서 그런지 더 빠르게 자란 것 같았다.
5일 동안 기른 무순을 수확한 모습이다. 작은 새싹이 생각보다 강한 향을 가져서 놀랐다. 그런데 너무 작으니 먹을게 많지 않아 더 길러서 먹기로 했다. 일반적인 횟집이나 식당에서 나오는 사이즈였다.
이건 이틀 정도 더 길러서 수확한 모습이다. 확실히 먹을 것이 늘어났다! 향은 작을때보다 오히려 옅어진 것 같았지만 작을땐 음식에 넣어도 씹는 식감이나 맛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크기가 커지니 확실히 아삭한 식감이 많이 느껴졌다. 수조를 이용한 첫 실내재배였는데 나름 만족스러웠다. 다음주 정도부터 양상추를 재배해볼 예정이다. 양상추도 매일 사진을 찍어 재배과정을 한번 포스팅해봐야겠다.